이번 신혼여행으로 발리를 처음 다녀왔어요. 기대도 있었지만 막연한 이미지가 더 컸는데, 다녀오고 나니 좋은 점은 확실히 좋고, 아쉬운 건 또 확실히 아쉬운 곳이구나 느낌이었어요.

일단 도착하자마자 입국장에서부터 정신이 혼미했엇는데 세관신고를 웹으로 미리 안 해서 현장에서 한시간 헤맸습니다ㅜ. 팜투어에서 링크 보냈던 거 그때는 대충 넘겼는데, 진짜 미리 해두는 게 맞습니다 꼭 하세요. 공항 문 나오는 순간 공기가 후끈했는데 이상하게 한국 한여름만큼 숨막히진 않아서 금방 적응되더라고요.

숙소는 쿠타 2박, 스미냑 사마야 4박 했어요. 두 곳 다 좋았어요. 쿠타는 조식 뷔페가 깔끔하고 구성이 좋아서 만족했고, 사마야는 풀빌라 감성 좋아하시면 여기서 완전히 반할만큼 멋있는 시설, 분위기, 조용함 다 갖춰져있습니당

근데 거리 위생은 솔직히 좀 아쉬워요. 길 걷다가 훅 올라오는 냄새가 종종 나고, 사마야 앞바다는 예쁜데 정말 쓰레기가 많아요. “아 여기선 바로 수영하는 곳이 아니구나” 하고 바로 깨달았어요. 바다는 해수욕장이나 서핑하는 곳 찾아가야만 들어가기 좋습니다 안그럼 쓰레기랑 똥묻어요.

음식은 거의 다 맛있었어요. 한국인 입맛이면 고수 호불호 말고는 실패하기 어려운 맛이에요. 위생따지다 보니 길거리에서 안먹어서 발리밸리도 안겪었어요. 그리고 과일은 진짜 기대값에 못 미쳐요. 동남아면 과일 천국일 줄 알았는데… 발리는 생각보다 과일을 많이 안 팔고 대부분 수입과일이라 신선함도 애매하고, 시장은 위생도 그렇고 바가지도 세게 씌워요. 키로 5.5라더니 2kg 달라니까 갑자기 15 부르는 거 듣고 어이없어서 그냥 안산다고 하니 다시 5.5에 주시거라구요. 흥정 자신없으면 과일은 그냥 마트에서 사는 게 제일 깔끔해요.

마사지도 매일 받았는데, 패키지 마사지보다 로컬샵이 훨씬 저렴하고 비슷한 서비스가 나왔어요. 가격은 절반인데 실력도 좋고 굳이 비싼 곳 갈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발리에선 마사지 많이 받는 게 진짜 이득이에요. 아 마지막에 사마야에서 해주는 마사지는 레벨이 다르게 좋아요 그거빼곤 로컬이나 비슷한 느낌이에요 구글맵으로 찾아서 자유여행에 가보세용.

그리고 가장 좋았던 건 바다·노을·해산물이에요. 짐바란 해변에서 먹은 해산물은 한국에서 못먹어본 맛으로 만족했고, 노을은 사진보다 실제가 훨씬 예뻐요. 핑크~붉은빛으로 색이 바뀌는데 이건 직접 봐야 해요. 발리가 신행지인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사마야 직원분들이 참 친절하신데 간단하게 운전부터 식사 요청까지 다 잘해주시고 영어 못해도 어떻게든 바디랭귀지로 대화 가능하니 걱정안해도 될 것 같구요 아침에 플로팅 조식 되게 이쁘데 해주시고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모기는 생각보다 적었고 작은 새들이랑 도마뱀은 진짜 자주 나와요. 울루와뚜 원숭이는 너무 공격적이고 도둑질 심하고 우붇 원숭이는 귀엽습니당. 물가는 그냥 한국이랑 비슷해서 ‘동남아니까 싸게 놀아야지’ 이런 생각 있으면 미리 접고 가시는 게 좋아요.

전체적으로는 신혼여행으로 꽤 만족했어요. 좋았던 건 너무 좋았고, 아쉬운 건 딱 명확하게 아쉬웠지만 여행 자체는 힐링되고 재밌었어요. 다음에 간다면 좀 더 정보를 알고 가서 더 스마트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